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은 인류를 종말 위기에서 구할까?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산업문명의 발전은 인류에게 엄청난 물질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줬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례에 탄소배출이 증가하며 지구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인류는 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2023년은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고 이 기록은 2024년 경신될 확률이 높은 상황입니다. 지구 곳곳에서는 이상기후로 홍수와 가뭄, 폭우, 폭염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거나 죽고 있습니다. 영국 BBC가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국에서 관측한 지난 10월 2일까지의 기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2023년의 약 86일은 산업화 이전 평균 기온보다 1.5도 높았다고 합니다. 2016년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지구 온도 상승 한계치를 여러 차례 넘긴 결과입니다.
결국 우리는 천천히 죽음을 향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다가오는 종말 위기에서 전 인류 차원의 탄소배출 감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2050년까지는 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기술로 뽑히는 것이 탄소포집·활용·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입니다. CCUS는 포집한 탄소를 땅속에 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와 포집한 탄소를 활용하는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EA(국제 에너지 기구) 등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CCUS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IEA의 2050 글로벌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CCUS 기술의 감축 기여량은 약 18%에 달합니다.
CCUS 기술은 크게 △포집(Capture) △활용(Utilization) △저장(Storage) 등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이산화탄소 포집은 화력발전소, 제철소, 시멘트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과정입니다.
포집 방법에는 흡수, 흡착, 액화 등이 있습니다. 흡수는 액체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으로 암모니아, MEA(Monoethanolamine), MDEA(Methyldiethanolamine) 등이 흡수제로 사용되며, 흡착은 고체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으로 제올라이트, 리튬계 수산화물 등이 흡착제로 사용됩니다. 액화는 이산화탄소를 액체 상태로 변환해 포집하는 방법입니다.
저장 방법 중 지중 저장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해저, 지층, 폐광 등이 저장지로 사용됩니다. 지층 저장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지하의 지층에 저장하는 방법입니다. 석유 및 천연가스 저장층, 암염층, 사암층 등이 저장지로 사용됩니다. 해저 저장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해저에 저장하는 방법입니다. 퇴적암층, 해저지각층 등이 저장지로 사용되며 폐광 저장은 폐광을 이용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합니다.이외에도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화학제품, 연료, 건축자재 등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인류가 CCUS 기술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30년대부터로 이미 100여년 가까이 연구해왔지만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입니다. 인류에게 종말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무엇보다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CUS의 톤당 비용을 계산하는 방법론에는 다양한 얘기가 있지만 한국의 경우 2040년까지 톤당 비용은 20달러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투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맥킨지가 발표한 탄소제거 산업관련 보고서에서는 2030년까지 CCUS 기술에는 최대 4000억 달러의 자금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2050년 넷제로를 위해서는 최소 6조달러가 투자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2030년에는 최소 5000억 달러의 투자가 시작돼야 한다고 분석됐습니다.
CCUS 기술 외에도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DAC) 기술도 매우 중요한 기술입니다. DAC는 이미 대기 중에 배출된 레거시(Legacy)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기술로 철강·정유·화학품 등 산업 시설의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해 배출 지점에서 수행되는 CCUS 기술과 달리 특정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포집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DAC도 △흡수 △분리 △농축 △보관이나 활용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흡수단계에서는 수산화칼륨, 아민, 액체 금속 등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열분해, 화학적 분해, 전기 분해 방식으로 분리하고 이를 농축하는 과정을 거쳐, CCUS와 같이 지하에 영구 저장되거나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콘크리트, 플라스틱, 탄산수 제조 등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됩니다.
DAC의 상용화 걸림돌도 높은 비용이 있습니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량에 비해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아 이를 줄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흡수제나 분리제의 폐기물이 발생해 이를 처리하는 방법도 개발돼야 합니다. DAC 기술도 CCUS 기술처럼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인류는 지금 스스로의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생존을 위해서 우리 인류는 할 수 있는 것을 모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 한사람 한사람의 변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문명의 근본부터의 변화가 필요한 만큼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답을 찾길 바랍니다.